-조선시대

이정작의 시

김영도 2018. 12. 17. 16:40

이정작(李庭綽, 1678-1758)은 숙종경종영조 때의 문신이다. 실록과 <조선인물호보(朝鮮人物號譜)>, <국조방목> 등에 의하면, 그의 자는 경유(敬裕)이고 호는 회헌(悔軒)이며 본관은전의(全義). 어려서 재주가 있어 문장으로 이름이 났다. 37(1714, 숙종40)에 문과에 급제하여 대교가 되고, 수찬, 전적 등을 거쳐, 종성부사를 지냈다. 50(1727, 영조3)에 문과 중시에 장원하여 통정대부에 올랐고, 지평, 병조참의, 예조참의를 거쳐, 55살에 진주목사, 공조참판이 되었으며, 75(1752, 영조28)에 도승지를 지냈다. 관직에 있을 때는 청렴하였고 퇴임 후에는 자질의 교육에 힘썼다. 한문소설 <옥린몽(玉麟夢)>을 지었다

 



소요당(逍遙堂) 달 밝은 밤에 눌 위하여 앉았는고.

솔바람 시내 소리 듣고 지고 내 초당(草堂)

저 달아 고향(故鄕)에 비치거든 이 내 소식 전하렴.




용문산(龍門山) 백운봉(白雲峯)에 높이 떴는 저 구름아.

세상 영욕(榮辱)을 아는가 모르는가.

저 구름 날과 같아서 대면무심(對面無心) 하도다.




첫 수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정서를 담았고, 둘째 수는 용문산을 지나며 구름의 무심함을 읊었다. 관직에 나온 후에 분주하게 지내면서 고향을 그리워하거나 영욕에 무심하기를 바라는 심정을 표현한 것이다.

첫 수의 초장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달밤 소요당에 무엇 때문에 앉았느냐고 묻고 있다. 중장은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솔바람 소리와 시냇물 소리가 듣고 싶어서 초당에 앉아 있다고 했다. 솔바람 시냇물 소리는 고향에서 듣던 그 소리다. 그래서 종장에서 달을 불러서 달은 고향도 비칠 것이니 자신의 소식을 전해달라고 했다. 달밤에 바람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고향을 생각함으로써, 경물에서 연상을 통하여 정서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둘째 수의 초장은 자신의 내면을 투사할 대상을 부르는 것이다. 용문산 백운봉 위에 뜬 구름을 불러서 거기에 자신의 심정을 부치려고 한다. 중장의 구름은 자연물이므로 당연히 세상의 영욕을 초월한 것이다. 그리하여 종장에서 마주 대하고 있어도 무심하다는 점에서 자신과 구름은 같다고 하였다. 무엇을 대하건 간에 담백하고 무심한 마음을 지니고, 세속의 영욕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다짐의 표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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