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둘레길 탐방기

북한산둘레길 제18구간 도봉옛길3.1k(다락원~무수골)

김영도 2015. 7. 17. 18:04

1.위치 

다락원/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무수골/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2.교통

(갈때)부개역~도봉산역

(올때)우이령입구~수유역~부개역

 

3.코스

다락원~무수골   

  

  

4.상세설명 

 

<무수골>

농촌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오직 구름의 흐름에 따라 시간이 흐른다. 태양을 향해 선 해바라기와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벼를 보고 있자면 스마트폰을 쥐고 걷는 손이

부끄러워진다.

서울에도 농촌이 있다. 서울에 마지막 남은 농촌으로 근심 없는 마을이란 뜻을 가진 ‘무수골(無愁谷)’이 그 주인공이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도봉역에 내려 꽤 가까이 보이는 도봉산을 쫓아 걷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목가적인 풍경의 마을을 만날 수 있다.  

같은 도심이지만 이곳에선 삭막한 빌딩 대신 마냥 푸른 하늘이 사람을 내려본다. 그 곁에는 도드라져보이는 바위 덩어리로 굳센 힘을 과시하는 도봉산이 있다. 

앞에는 시원한 계곡이 흐른다. 배산임수(背山臨水), 서울에서 몇 안되는 명당이다.  

 

 

◇ 농촌의 여백을 채우는 귀여운 벽화들
그런 농촌 무수골과 벽화. 의외의 조합이다. 그런데 그게 또 은근 잘 어울린다. 눈 앞을 가로막는 것이라고는 없이 시원한 마을 풍경을 도화지 삼아 벽화는 마을의 허전한 여백을 채운다.

인위적인 벽화가 채 채우지 못한 자연의 빈 공간은 노란 해바라기, 초록색 호박, 빨간 고추 등 농작물이 담당한다. 

홍제동, 이화동, 문래동 등 서울에 다양한 벽화마을이 있지만 무수골은 시골 아이들의 낙서 같은 발랄함이 있다.  
실제로 벽화는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작품이다. 그림 아래 자기의 이름까지 써놓은 걸 보고 있자면 담벼락 아래 옹기종기 모여 낙서를 하며 웃고 있는 아이들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한껏 들뜬 그들에게 벽화는 마을을 위한 무언가라기 보단 어른의 허락 하에 실컷 낙서하는 시간이었을 터다.  

 

 

◇ 무수골은 서울 최고의 주말농장
등산객을 안내하는 이정표를 따라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무수골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이제 키가 자라기 시작한 벼는 내리쬐는 태양을 머금고 고개를 쳐든다. 가뭄으로 힘든 와중에 가까스로 물을 대는 논에는 이제 뒷다리가 나오기 시작한 올챙이들이 헤엄치고 있다.
밭에는 키울 수 있는 온갖 작물이 자란다. 눈에 띄는 것은 일정한 간격으로 박혀있는 번호판이다. 778, 779, 800… 번호판을 구획으로 하나의 밭에 여러 작물이 있다. 자신의 밭임을 알리는 조그만 팻말도 함께다. 모두 주말농장으로 분양된 곳이다. 귀향을 꿈꾸지만 엄두를 못 내는 노년 부부, 아이에게 색다른 체험을 시키고 싶은 학부모 등 다양한 사람들이 주말마다 이곳을 찾는다.
그러다 재미가 붙으면 평일에도 와서 잡초를 뽑는다. 주말농장 임대 가격은 한 가족 4평 기준 12만원(1년 기준)이다. 한 해 농사를 하며 얻는 보람을 생각한다면 크게 부담되지 않는 금액이다. 

무수골 주말농장에서 상추, 고추 등을 기른다는 오천숙(60)·김정순(57) 부부는 요즘 농사 짓는 재미에 푹 빠졌다. 사는 곳은 인근 상계동. 혼자서 올 때는 자전거를 타고, 함께 올 때는 차를 타고 주말농장을 찾는다. 

오씨는 “농사는 나이 들어 아내와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취미다. 재미도 있고 건강도 찾는다”며 웃는다. 아내 김씨도 “무수골은 주말농장을 하는 사람에게 인기다. 도심에서 농촌이 점점 사라진다. 이곳 특유의 감성이 오랫동안 지켜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털어놓는다. 

◇ 곧바로 이어지는 등산로
배낭이 가볍고 신발이 편하다면 곧바로 산에 오를 수도 있다. 무수골을 가로 지르는 길은 곧바로 도봉산을 품은 북한산 국립생태공원입구로 들어선다. 산을 오르는 길은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는 통로라 큰 부담은 없다. 

 

 

원래는 시원한 물소리가 들려야 하지만 가뭄 탓에 계곡 물이 거의 메말랐다. 

 산 위부터 아래 무수골로 흐르는 계곡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쉬워할 뿐이다. 비록 조금이지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며 아래로 흐르는 물이 그곳이 계곡임을 증명한다.
입구에서 높이 542m 우이암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이다. 도봉산의 대표적인 암봉 중 하나인 우이암은 ‘소의 귀를 닮았다’ 하여 그 이름이 붙여졌다. 

 우이암에 올라서는 순간 송글송글 코에 맺힌 땀방울과 기분 좋게 등을 적신 땀이 마른다. 그렇게 잠깐 세상 위를 구경한 등산객은 다시 일상으로 내려온다. 

 오전 내내 활기차게 사람을 반기던 강아지가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다. 이제 막 시작된 무수골의 여름은 여전히 근심이 없다.

 

5.탐방일자 

2015.07.16(목)

 

6.글쓴이

김영도(010-8121-8041)

 

7.생생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