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영조의 시

김영도 2018. 12. 13. 23:04



영조(英祖, 1694-1776)는 조선 제21대 왕이다. <영조실록><선원계보(璿源系譜)>, <국조보감(國朝寶鑑)> 등에 의하면, 이름은 금()이고 자는 광숙(光叔)이며 호는 양성헌(養性軒)으로 숙종과 숙빈 최씨의 아들이다. 6(1699, 숙종25)에 연잉군(延礽君)에 봉해지고, 28(1721, 경종1)에 경종의 후사(後嗣)가 없어 노론 김창집(金昌集) 등의 주장으로 왕세제(王世弟)에 책봉되었다. 노론의 건의로 대리청정을 하다가 소론의 반대로 그만두었다. 신임옥사로 노론이 실각하자 지지 세력을 잃고 김일경(金一鏡)의 사주를 받은 환관에게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31(1724)에 즉위하여 소론을 숙청하고 노론정권을 세웠으나 붕당의 폐습을 고치려고 차츰 소론을 등용했고, 34(1727, 영조3)에 노론 강경파를 추방(丁未換局)하여 이후로 양파를 고르게 등용함으로써 탕평책을 썼다. 35살에 이인좌의 난을 진압하고, 69(1762, 영조38)에 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였다. 가혹한 형벌을 고쳐 인권을 존중하고, 백성의 억울함을 신문고로 알리게 했으며, 금주령을 내리고 사치와 낭비의 폐습을 고치며 농업을 장려하여 민생의 안정에 힘썼다. 기민을 구제하였으며, 오가작통과 균역법으로 세제를 합리화했다. 북관의 군졸에게 조총을 훈련시키고 화차(火車)와 총을 제작하며 진을 개수하는 등 국방을 튼튼히 했다. 학문을 즐겨서 <속대전(續大典)>, <동국문헌비고(東國文獻備考)>, <속오례의(續五禮儀)> 등 많은 서적을 발간하고, <악학궤범> 서문과 <어제경세문답(御製警世問答)>, <위장필람(爲將必覽)> 등을 직접 지었다. 유능한 학자를 발굴하여 실학의 학통을 수립하게 하고 풍속과 도의의 교정에도 힘써 각 분야에 부흥기를 이룩했다.




높을사 호천(昊天)이며 두터울사 곤원(坤元)이라.

호천(昊天)과 곤원(坤元)인들 자은(慈恩)에서 더하시며 높고 높은 화숭(華崇)과 하해(河海) 라 한들 자은(慈恩)과 같을손가.

아홉다 우리 태모성은(太母聖恩)은 헤아리기 어려워라.




강구(康衢)의 맑은 노래며 남훈전(南薰殿) ()한 바람 태평기상(太平氣像)을 알리로다.

대요(大堯)의 극명(克明)하신 준덕(峻德)과 제순(帝舜)의 현덕(賢德)이 아니시면 뉘라서 옥 촉춘대(玉燭春臺)를 이루리오.

어기야 우리 태모성덕(太母聖德)은 요순(堯舜)을 겸()하오시니 동방요순(東方堯舜)이신가 하노라.




이 작품은 영조33(1757, 丁丑)에 대왕대비였던 인원왕후(仁元王后) 김씨의 칠순 잔치에 지은 것이다. 인원왕후 김씨는 숙종의 세번째 왕비로 영잉군을 왕세제로 책봉할 때 선왕의 유교라며 노론을 편들어 주었고, 신임옥사로 노론이 실각하고 왕세제가 위기에 처했을 때 언서(諺書)로 하교하여 왕세제를 보호했다. 그러한 은혜를 입었을 뿐 아니라 영조는 효성이 지극했으므로 계모를 극진히 모셨고 이런 시를 지어 바쳤다. 첫 수는 엇시조이고 둘째 수는 사설시조인데 두 수 다 대왕대비의 은혜와 덕을 칭송한 것이다. 첫 수에는 먼저 하늘은 높고 땅은 두텁지만 모후의 은혜보다 더하지 않고, 화산(華山)이나 숭산(崇山) 같은 높은 산과, 강이나 바다라도 모후의 사랑보다는 못하다고 비교법을 써서 찬양하였다. 그리고 대왕대비인 어머니의 은혜는 헤아리기 어렵다고 했으니, 자신이 즉위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계모에게 바치는 지극한 찬사라고 할 것이다. 둘째 수에는 대왕대비가 요순의 덕을 갖추었다고 추켜세웠다. 요임금이 50년을 다스리고 백성의 반응을 몰라서 거리에 나가서 치세를 찬양하는 민요를 들었다는 고사와, 순임금이 남풍의 따뜻함이여, 우리 백성의 성냄을 풀겠구나. 남풍의 때맞춤이여, 우리 백성의 살림을 넉넉히 하겠구나.”라는 남풍가(南風歌)를 지어 민심을 달랬다는 고사를 들어, 요순임금이 평화로운 시절을 이루었다고 말한 다음, 대왕대비가 요순의 덕을 겸하여 동방의 요순이라고 극구 칭찬한 것이다. 칠순을 맞은 계모에게 지난날 은덕을 생각하여 좀 과장적인 축시를 지어 바쳤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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