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궁 탐방기

서울특별시 창덕궁 탐방기

김영도 2012. 11. 15. 22:45

1.위치

서울 종로구 와룡동 2-71

 

2.교통

5호선 종로3가역 7번 출구 도보 10분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 도보 5분

 

3.글쓴이

김영도 010-2888-8041

 

4.상세 소개

세계가 보존하는 세계문화유산
창덕궁은 서울에서 두 번째로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가장 먼저 종묘가 선정됐고 이어 창덕궁이 등재됐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이자 세계가 함께 보존하고 지켜가는 문화재다.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은 진정성과 뛰어난 보편적 가치를 전제로 한 10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 이상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창덕궁은 ‘동아시아 궁전 건축사에 있어 비정형적 조형미를 간직한 대표적 궁으로 주변 자연환경과의 완벽한 조화와 배치가 탁월하다’는 이유로 선정됐다. 창덕궁은 평지가 아닌 산자락에 지어진 궁궐로 전체 면적의 2/3가 북악산의 응봉산 자락에 있다. 산세를 적절히 활용한 궁궐인 셈이다. 창덕궁 후원의 가치가 각별한 이유도 이같은 자연의 지세를 거스르지 않고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가장 한국적인 건축과 조경의 특징이다.

창덕궁은 1405년 태종에 의해 세워졌다. 경복궁에 이어 두 번째로 지어진 조선 왕조의 이궁(離宮)이었다. 하지만 조선 왕조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가장 오랜 시간 법궁(法宮)의 역할을 한 궁궐이다. 조선은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경복궁과 창덕궁을 모두 잃었다. 그 후 경복궁은 터가 불길하다는 이유로 방치됐고, 광해군 2년(1610)에 재건된 창덕궁은 약 270년간 조선의 법궁으로 쓰였다. 이웃한 창경궁과 특별한 경계를 두지 않고 사용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선 궁궐이 그렇듯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훼손됐다.

1917년 창덕궁 대조전(大造殿)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내전의 대부분이 손실되고 말았다. 이에 일제는 창덕궁을 복원한다는 미명 아래 경복궁의 전각을 헐어서 사용했다. 경복궁의 강녕전(康寧殿)과 교태전(交泰殿)을 허물어 창덕궁의 희정당(熙政堂)과 대조전 등을 지었다. 창덕궁과 경복궁을 동시에 훼손시킨 것이다. 순종의 승하 이후에는 더욱 심하게 훼손됐다. 창덕궁은 1991년에 들어서야 복원사업이 진행됐다. 그리고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그 가치를 다시금 입증했다.

옥류천에서 낙선재까지
창덕궁은 1960년 일반에 개방했다. 하지만 훼손이 심해지자 1977년부터 3년간 폐쇄했고 1979년부터 지금까지 안내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경복궁이나 덕수궁 등 여타의 궁궐과 달리 안내원의 지시를 따라야 하며, 자유로운 관람이 허락되지 않는 것이 창덕궁 관람이다.

창덕궁은 크게 세 가지 관람 프로그램을 가진다. 첫 번째는 일반 관람이다. 정전인 인정전(仁政殿)을 중심으로 후원(後苑)의 입구에 해당하는 부용지(芙蓉池)까지 아우르는 기본적인 관람 코스다. 두 번째는 특별 관람이다. 특별 관람에는 다시 낙선재(樂善齋) 특별 관람과 옥류천(玉流川) 특별 관람으로 나뉜다.

낙선재는 헌종의 서재 겸 사랑채로 쓰이던 공간이다. 검소한 헌종의 생활과 서양 문물에 대한 관심을 읽을 수 있다. 소박한 단청과 청나라의 영향을 받은 창살과 벽체 무늬가 두드러진다. 곁에 있는 석복헌(錫福軒)은 경빈의 처소로 궁궐 안에 후궁을 위해 건물을 지은 건 이례적이다. 낙선재에는 수강재(壽康齋)도 있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로서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마지막까지 간직했던 덕혜옹주의 거처였다.

또 하나의 특별 관람인 옥류천 코스는 후원의 초입 부용지에서 후원의 백미 옥류천에 이르는 코스다. 후원은 창덕궁의 뒤편에 자리한 궁궐 정원으로 일제에 의해 비원(秘苑)이라고 불리기도 했으나 후원이 가장 일반적인 표현이다. 북쪽에 있다 하여 북원(北苑)이라고도 한다. 후원의 아름다움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데에 있다. 생태계의 보존 상태가 좋고 연못과 정원 등에는 차경의 흔적이 두드러진다.

옥류천은 그 제일 안쪽에 자리한 계곡으로 인조 14년(1636)에 소요암을 깎아내고 유상곡수연(流觴曲水宴)을 즐기기도 했다. 소요암에는 인조가 새긴 옥류천(玉流川) 세 글자가 또렷하다. 소요정(逍遙亭), 태극정(太極亭), 청의정(淸漪亭) 등이 자리한다. 그 가운데 청의정은 볏짚으로 지붕을 인 정자로 주변에는 왕이 직접 농사를 지은 논이 있다.

특별 관람은 일반 관람과 코스가 다르며, 두 관람은 서로의 공간을 넘나들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자유 관람으로 달랠 수 있다. 자유 관람은 매주 목요일 하루 동안 안내원의 통제 없이 궁궐 곳곳을 자유로이 감상할 수 있는 코스다. 하지만 일반 관람이나 특별 관람에 비해 입장료가 비싼 편이다. 물론 창덕궁의 아름다움은 그만한 가치를 가지고도 남음이 있다.

 

5.생생한 장면